가지 파르미지아나

가지 파르미지아나는 토마토 소스의 선명한 산도, 모차렐라·파르미지아노의 지방과 짠맛, 그리고 가지의 구수한 감칠맛과 가벼운 쓴맛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조합에는 산도가 충분해 토마토의 산미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지방을 정리해줄 구조와, 과실감이나 스파이스로 접시의 풍미를 보완해줄 요소가 필요합니다. 리스트의 오스틴 호프 까베르네 쇼비뇽 2022, 케이머스 나파 까베르네 쇼비뇽 2022, 레비아탄, 조셉 펠프스 나파 까베르네 쇼비뇽 2022 같은 카베르네 계열은 풍부한 다크프루트와 강한 바디, 명확한 탄닌으로 치즈와 기름기를 잘 버텨냅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산도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아(리스트 설명상 산도 2/5) 토마토의 산미와 직결되기보다 치즈의 지방 정리에 강점을 보이나 소스의 생기를 살리려면 디캔팅과 적정 온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엘레트라 프리미티보 네그로아마로와 에프 네그로아마로는 프리미티보·네그로아마의 풍부한 레드·검은 과실과 스파이시함,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탄닌으로 토마토의 산미와 가지의 그릴감에 자연스럽게 맞춰집니다.

토마시 아마로네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20은 농축된 건자두·에스프레소 노트로 음식의 감칠맛을 증폭시키나 강한 농축감과 알코올이 신선한 토마토 산도를 마스킹할 수 있어 무거운 스타일을 선호하는 식사에 적합합니다.

까테나 자파타, 안젤리카 자파타 말벡 2020은 부드러운 탄닌과 응축된 과실로 구운 가지의 스모키함과 잘 어울리며, 전체적으로 보면 리스트의 와인들은 공통적으로 과실의 응집력과 충분한 바디를 지녀 가지 파르미지아나의 지방과 풍부한 감칠맛을 받쳐줍니다.

차이점으로는 카베르네 계열이 구조와 탄닌으로 무게 중심을 잡는 반면, 프리미티보·네그로아마로와 말벡은 보다 즉각적인 과실감과 스파이시한 여운으로 토마토·가지·치즈의 조화를 부드럽게 연결해줍니다.

따라서 요리의 신선함을 살리고 싶다면 네그로아마로 계열을, 치즈와 고기 같은 무게감을 강조하고 싶다면 카베르네 계열이나 아마로네를 선택하되 디캔팅과 온도 조절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