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

라멘은 국물의 염분과 풍부한 감칠맛(아미노산류), 지방의 무게감, 면의 전분감 그리고 경우에 따라 매운 양념을 동시에 지닌 복합적인 음식입니다. 이러한 요소에 대해 리슬링은 높은 산도와 다양한 당도 스펙트럼, 경쾌한 바디와 향긋한 아로마로 상호 보완합니다. 산도는 기름진 돈코츠나 미소 국물의 지방막을 자르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며, 약간의 잔당을 가진 카비네트 스타일은 염도와 매운맛을 부드럽게 완화해 줍니다.

예를 들어 드라이하면서도 크리스피한 산미가 강한 된 호프 리슬링 트로켄과 닥터루젠 블루 슬레이트 리슬링 드라이 2023은 소유, 시오 계열의 깔끔한 간장·소금 베이스 라멘과 특히 잘 어울려 국물의 섬세한 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입안을 정리해 줍니다.

반면 잔당이 조금 더 있는 마르쿠스 몰리터 옥페너 보크슈타인 카버넷 리슬링 모젤 (그린캡슐) 21이나 과일 풍미가 풍부한 리틀 뷰티 드라이 리슬링 2023은 진한 돈코츠나 매운 라멘에서 느껴지는 열감과 지방을 완화하고 과일의 달큰함이 향미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지역 특성에서는 모젤의 미네랄·페트롤 터치가 느껴지는 마르쿠스 몰리터와 닥터루젠의 미네랄리티가 해산물 또는 시오베이스 라멘의 미묘한 풍미와 조화되며, 알자스의 도멘 알리망 로그네 리슬링 2023과 스페인의 에깜은 꽃향과 시트러스가 향긋함을 더해 토핑의 파, 차슈, 버섯류와 좋은 밸런스를 이룹니다.

가성비를 고려하면 입문용인 군트럼 리슬링은 가벼운 과일미와 낮은 알코올감으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습니다. 공통적으로 리슬링들은 높은 산도와 비교적 낮은 바디로 국물의 무거움을 경감시키고, 품종 특유의 시트러스·플로럴·스톤프룻 계열 향이 라멘의 향미를 돋우며, 당도 차이는 매운맛 대응과 지방 완화 능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라멘의 종류(시오·쇼유·미소·돈코츠·매운맛)를 기준으로 드라이한 리슬링에서부터 약간의 잔당을 가진 카비네트까지 선택을 달리하면 최적의 페어링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