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Anchovies
짭짤한 감칠맛과 기름진 질감의 멸치는 높은 산도와 허브·시트러스 풍미를 지닌 소비뇽 블랑과 만나면 깔끔하게 균형을 이룹니다.
이 조합이 특별한 이유
멸치는 강한 염분과 발효성 감칠맛, 때로는 기름진 질감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와인의 산미와 미네랄리티가 없으면 무겁고 단조롭게 느껴집니다. 소비뇽 블랑 계열은 전반적으로 당도는 낮고(당도 1/5), 산도가 높아(산도 3~4/5) 짠맛과 기름기를 잘 절단하여 입안을 정갈하게 해줍니다. 예컨대 클라우디 베이 쇼비뇽 블랑은 산도 4/5의 산뜻한 시트러스와 열대과일 노트가 멸치의 짭짤함을 밝게 만들어 주며, 허브성 아로마가 비린내를 눌러줍니다.
가성비가 좋은 러시안잭 쇼비뇽블랑과 데일리형 투리버즈 쇼비뇽 블랑은 산도 3/5로 비교적 부드러워, 멸치를 사용한 가벼운 무침이나 볶음과의 조합에서 밸런스를 맞추기 쉽습니다.
과실향이 강한 스타일의 인비보 X 사라 제시카 파커 말보로 쇼비뇽 블랑은 토마토나 올리브 등 강한 양념과 어울리며, 산미가 부족하면 소스 기반 요리에서 과일감이 보완합니다.
바다냄새와 조화를 이루려면 미네랄리티가 중요한데, 그레이와키 쇼비뇽 블랑 2024과 홀라쇼 쇼비뇽 블랑은 보다 선명한 미네랄리티와 높은 산도로 구운 멸치나 소금구이와 시너지를 냅니다.
남아공의 스프링필드, 라이프 프롬 스톤 소비뇽 블랑 2024는 폭발적인 과일미와 짭짤한 미네랄이 있어 강한 감칠맛을 가진 멸치 요리와도 균형을 이루며, 오가닉 제조를 강조한 타피 쇼비뇽 블랑은 섬세한 과실과 깔끔한 산미로 마리네이드된 멸치나 샐러드와 잘 맞습니다.
공통적으로 이들 와인은 낮은 바디(바디 2/5)로 멸치의 무거움을 지배하지 않고, 허브·시트러스·미네랄의 조합으로 감칠맛을 돋우거나 상쇄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산도 강도(3/5 vs 4/5)와 과실의 유형(시트러스 vs 열대과일), 미네랄의 선명도에 따라 조리법(생·구이·조림·소스)과 매칭 전략을 달리해야 가장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